영화 이야기

[감상기]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전반장 2015. 4. 3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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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전당에서 상영하기에 바로 예매해서 보러 갔습니다.


관객은 저 포함 스무명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연령층은 다양했고 엔딩 스크롤이 다 올라갈 때까지 극장 불을 켜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엔딩 스크롤이 다른 영화에 비해 많이 짧습니다.- 'Thanks to'에 마이클 무어 감독 이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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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 :

'궁금해'로 시작해서 '응?'으로 끝난 영화.

중간 중간 나오는 사진은 한장 한장 주제도 있고 내용도 담고 있으나 영화 자체는 조금 늘어짐.


사진 내공에 밀린 영화라고 할까요. 음...









줄거리


영화는 감독이 '미스' 마이어의 필름을 구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시작합니다.

자신이 쓰고 있는 책 내용에 쓰려고 옛 사진이 필요해 경매장에 가서 제일 많은 필름이 든 상자 하나를 낙찰받습니다.

필름들의 내용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고 작가이름이 비비안 마이어라는 것 만 아는 상태였습니다.($380 정도 들었다고 함)

정작 필름에는 책 주제에 맞는 시카고의 옛 풍경사진이 없어서 필요성이 사라졌는데 다시 보니 사진이 상당히 괜찮아 보여서 몇장을 스캔해서 웹에 올려봅니다.

사진을 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결국 경매에 나온 다른 필름들도 추가로 구입하고 작가에 대해 검색을 해봅니다.

처음 찾았을 때는 아무런 내용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서 검색에 걸린 내용은 비비안 마이어라는 유모의 부고 소식이었습니다.

미스 마이어의 주소를 찾아가서 알게된 내용은 그녀가 엄청난 수집광이었다는 것이었고 가족이 없다는 것.

집 주인은 그녀의 유물을 가져가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수집품을 트럭에 가득 실고 돌아온 감독은 그녀의 유품을 분류합니다.(옷, 모자, 영수증, 편지, 현상된 필름, 미현상필름, 영상용 필름, 수표 등등)

다만 양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 몇몇 박물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

결국 개인이 필름을 스캔하고 몇몇을 추려 전시회를 열어봅니다.

결과는 대 성공.

그래서 나머지 미 현상 필름들도 현상하고 스캔은 전문 업체에 맡겨서 더 많은 곳에서 전시를 합니다.


- 여기까지는 경쾌하고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이제 미스 마이어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우선 그녀가 유모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그녀에게 자란 사람들과 그녀에게 아이를 맞겼던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면서 그녀의 성격과 생활을 역추적해갑니다.

사람들마다 기억하는 그녀의 모습은 달랐던 것으로 보이며 스스로 스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 여기서 부터 조금 늘어집니다.


그녀의 성격을 인터뷰 내용만으로 유추해보면

깔끔한 성격은 아니였으나 자료 수집에 집착하는 면이 강하였고

자기 영역에 대한 선이 확실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냉정하게 대할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맡은 아이들을 학대 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사교성이 좋고 악한 인상은 아니였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것은 그녀가 찍은 인물사진을 보면 느낄 수 있습니다.

외로웠으나 티내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보이며 말년에는 사람들 사이에 정착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 가족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영화 후반으로 갈 수록 미스 마이어의 '고독'에 핀이 맞는 것 처럼 보입니다.

비슷한 내용의 반복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영화는 마이어의 어머니가 프랑스인이고 자주 찍혀있는 교회의 시계를 보고 검색하여 어머니의 고향까지 찾아갑니다.

그곳 사람들이 기억하는 마이어와 그곳에 남아있는 사촌도 만나서 인터뷰하고

영화의 마지막 무렵에는 마이어가 찍은 사진 중에 프랑스 마을에서 찍은 사진만 모아 전시회를 합니다.

자신들의 옛모습과 먼저 떠난 사람들의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가슴 뭉클해지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뭔가 흐지부지 끝나는 것 같습니다. - 제가 놓친 것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꽃을 피워보지 못한 예술가들이 많을 겁니다.

생업을 위해 꿈을 포기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미스 마이어는 꿋꿋하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아도 찍고 찍고 또 찍었습니다. 

김철호 사장의 책 제목처럼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ㄹ고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미스 마이어의 명복을 빕니다.




덧,

사진은 정말 잘 찍었습니다.

다른 유명 작가들의 사진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